1월과 2월의 경계에서 대전에 문학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2월 3일 토요일, 대전에서는 특별한 문학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사실 행사의 공식적인 명칭이 '문학콘서트'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표현을 바꾸어 소개해 드린 이유는 '문학강좌'로 소개하기에는 너무나 진행 중의 현장 분위기가 부드럽고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행사의 소재가 '문학'이었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추운 겨울 잔잔함 속에서도 따뜻함을 잊지 않은 대전이라는  곳이었기 때문에 행사의 분위기가 부드러웠는지 모릅니다.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블로그

 

전국을 무대로 한 이번 문화 프로젝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였습니다. 행사지역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서울 및 수도권에만 한정하지 않고 전국을 대상으로 하여 온 국민이 문학과 가까워 질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전국적인 행사에 대전이 빠질 수 없겠지요? 실제 행사장에는 대전 시민뿐 아니라 대구, 남원, 구미 등 다양한 도시의 시민도 대전을 방문하여 함께 해주셨습니다. 대전광역시가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 도시인만큼 어느 도시에서나 방문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행사의 어떤 점이 전국의 시민을 대전으로 모여들게 하였을까요? 아무래도 이번 강연의 주제와 연사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몸소 대전을 방문해주셨을 것입니다.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블로그

 

이병률 시인, 서효인 시인과 함께 대전을 찾다

이번 강연의 주제는 '답을 찾아가는 여행'이었습니다. 이 주제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문학가를 상상할 때 누가 떠오르시나요? 아무래도 여행수필의 저자가 흔히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강연은 시인보다 여행작가로 더 잘 알려졌을지 모르는 문학가 이병률 시인이 맡았습니다.

'끌림'이라는 여행수필을 통해 처음 이병률 작가를 알게 된 저로서는 '시인'이병률이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이번 강연을 계기로 '시인' 이병률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딱딱한 강연보다는 북 콘서트 같은 행사의 진행은 이병률 시인의 후배인 서효인 시인이 맡아주셨습니다. 

 

강연이 진행된 공연 전문공간 믹스페이스 현장

 

대화를 통해 문학가의 삶을 들여다보다

행사는 서효인 시인이 가져온 질문에 이병률 시인이 자신의 삶,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어 관객의 질문을 들어보고 답하는 시간과 중간에 몇몇 작품을 직접 시인이 낭독해주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문학가이기 때문인지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이병률 시인에게서는 솔직함과 소탈함이 전해졌습니다. 저자를 이해하면 그 작품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 저자의 입장에서 문학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어주는 시인 이병률의 모습

'여행 수필가' 이병률이 전하는 여행관은?

집에서 조차 여행하면서 사는 것이 좋다. 계절별로 여행 짐이 준비되어 있을 정도, 그렇게 살지 않으면 힘들 정도의 예민함과 이상함이 있다. 여행하며 살지 않으면 스트레스와 압박을 풀기 힘들다. 멀리서 부르는 곳이 있으면 기분이 좋다. 자신을 찾아주면 고맙다. 에피소드가 만들어지는 것이 좋다. 사는 게 여행이고, 여행이 시로 나아간다.  

(강연 메시지 중)



 

 '시인' 이병률이 문학 감성을 유지하거나 풍성하게 만드는 노하우는?

시를 쓰기 위해서는 혼자 산다. 최대한 자기를 불쌍한 상황에 놓기 위해, 나를 바람으로 풀어놓아야 문장이 자유로우므로 최대한 자유롭게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평균 안에 들어야 한다는 안도감 때문에 자기가 훼손되거나 묶어버리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모든 정해진 것대로 따라가는 것보다는 내가 파도를 만들자. 다른 삶을 살아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구미에서 찾아온 관객의 질문에 대한 답변)

선배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서효인 시인

 

'시인' 서효인, 시를 더 잘 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시를 위한 활동 두 가지, 읽는 것과 쓰는 것이 필요하다. 많이 읽어야 한다. 시를 사랑하고 좋아해서 분석과 감동도 해야 한다. 그 시의 장점을 찾고 활용하려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질투와 화보다는 좋게 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러나 쓸 때는 시에 대해 나빠지고 분석적이어야 한다. 나를 안 좋은 상황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실상황에서 그렇지 못한 때가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쩌면 시와는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영상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책은 점점 생활에서 멀어져 가는 만큼 '시'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막상 시인이 직접 읽어주는 시를 들어 보니 우리 주위의 문학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시인과 함께하는 2시간의 행사가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습니다. 시가 우리의 삶에 와 닿는 문학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인을 만나는 것도 인연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군 복무기간 동안 '끌림'이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과연 내가 오늘 이 시인을 만날 수 있었겠느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다른 대전 시민도 저마다의 생각을 하게 되었을 텐데요.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전 청년 시민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문학하는 하루 행사가 대전에서 열린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매체로만 접해왔던 시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멀게 느껴졌던 문학이 친근해진 느낌입니다. 이병률 시인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시에는 시인의 감성이 더해져 있었습니다. 시와 함께 얼었던 몸과 마음이 녹는듯 했습니다. 우리 대전 지역에서 이런 행사를 통해 문학을 가까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김혜림 양

 

행사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대전 원도심의 거리를 돌아보니 우리에게 '시'가 결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의 눈빛이, 모습이 다 시의 구절처럼 다가왔습니다. 건물 사이로 부는 차가운 겨울 바람도 무정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문학하는 하루' 행사와 함께 대전의 땅 속에 심어진 '시'의 열매가 어느새 꿈틀 거리는 것만 같습니다. 

결국 문학은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주는 자리가 순간마다 펼쳐지는 대전에 있습니다. 다양하고 진솔한 문화행사를 더 많은 분이 대전 안에서누려보시기를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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