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공간 구석으로부터

 

대전시 중구 대흥동 골목에 있었던 게스트하우스 ‘산호여인숙’ 기억하시죠?

 

여인숙 건물이 갤러리와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해 여행자가 잠시 머물거나 대흥동의 다양한 문화예술인이 교류하며 새로운 문화예술을 시도한 공간이었는데요.

 

저도 2014년엔 관저동의 청소년들과 1박2일 대흥동 원도심투어를 하며 머물렀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런 추억의 공간이 사라져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산호여인숙을 운영하던 송부영, 서은덕 부부가 대전역 건너편 골목 구석에 또 다른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었네요.

 

바로 ‘구석으로부터’라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복합문화공간 <구석으로부터>


‘구석으로부터’는 옛 ‘산호여인숙’을 운영하던 송부영 대표가 발견하고 나무시어터 등 문화예술인들의 품이 보태져서 멋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대전시 동구 정동의 한약과 인쇄소 거리 골목에 위치한 옛 대전정동교회 건물에 만들어졌는데요. 1966년에 지어진 교회 건물로 1992년까지는 대전정동교회로 사용되어 오다가 최근까지 인쇄 창고로 쓰였습니다.

 

옛 대전정동교회 건물은 유일하게 대전에서 50년 이상 된 교회 건물로 이런 장소를 찾아낸 송부영 대표의 눈썰미도 한몫했는데요. 지인을 도와주러 정동에 갔다가 빨간 벽돌 건물을 발견하고는 골목을 빙 돌아 찾아본 보게 되었다고요.


산호여인숙 마무리 시점에 ‘다시 시도해볼 공간이 어디 있을까?’ 고민하던 중 정동교회 건물을 생각해내고는 주인을 수소문하게 되었다고 해요. 비록 창고였지만 1층에 인쇄업을 하고 있는 건물주의 건물에 대한 관심이 특별했기에 외관 등 현장 보존이 가능했습니다.

 

 

대전정동교회 건물

 

 

크게 손대지 않고 문화예술로 사용하겠다는 말에 임대를 흔쾌히 허락했다고 하는데요. 송부영 대표는 인쇄소 창고 물건들을 정리할 때부터 함께 했습니다.

 

몇 번 안되었다고는 하지만 짐을 함께 나르고 도우면서 건물을 어떻게 썼는지 알아가기도 하고 그 안의 에피소드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요.

 

 

 

건물주와의 관계 맺기를 시도한 얘기를 들으면서 역시 공동체의 강점은 생활의 작은 부분도 함께 소통하며 나눔으로부터 시작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호여인숙을 매개로 대흥동 거점으로 하는 젊은 문화예술인들과 교류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산호여인숙은 2011년부터 약 5년간 대흥동의 다양한 문화예술인과 교류하며 여인숙이 가지고 있는 공간을 문화예술적으로 시험 해보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다만 산호여인숙을 새로운 공간으로 시도했듯 구석으로부터도 그간의 활동들이 기반이 되긴 하겠지만 의식적으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고요.


 

새로운 것은 안보이는 것부터 시작된다

 

구석으로부터라고 이름 지은 것도 ‘새로운 것은 안보이는 것부터 천천히 시작된다’라는 생각에서 이전과 다른 형태로의 변화가 있길 바라고 또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후로 전시와 공연, 회의 등이 이어져 왔는데요. 이전의 문화예술 공연이 누군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듣거나 보는 것으로 기획했었다면 이곳에서는 공연을 펼쳐나가는 사람과 관객 등 그 공간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도록 기획합니다.



 



또 그렇게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힘을 지켜보면서 편안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데요. 구석으로부터란 공간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구석으로부터는 송부영, 서은덕씨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서은덕씨가 타지역에서 손님들이 방문했을 당시의 감동을 회상했습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정책이나 문화 활동하시는 분들이 아침에 잠깐 투어형식으로 오셨는데 저희도 그렇고 그분들도 되게 좋은 시간을 가졌었어요.

 

비가 왔는데 양철 지붕에서 나는 빗소리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군가 노래를 불렀고 제가 아코디언으로 답가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간 자체가 아늑하고 서로에게 감동을 주는 시간이었어요. 분명 그분들이 탐방을 오셨지만 소비되는 시간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일일이 만날 수 있는 시간, 서로 이야기 나누고 서로의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된다라고 하면 언제든지 함께할 수 있는거라 생각해요.“


 

 

 

벽돌과 나무 건물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아늑함이 이전의 콘크리트 건물과는 다르게 ‘공간이 사람을 이끌어 내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하는데요.

 

양철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연주곡으로 들려졌던 듯 합니다. 어떤 분위기였을지 충분히 상상이 되고 느껴지시죠?

이전처럼 “이곳은 언제 생겨났구요...”하며 지나치는 곳으로 소비되는 관광지로의 역할보다 소통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요.



구석으로부터, 새로운 방식의 운영


구석으로부터는 운영자가 주인이 아닌 공간을 사용하거나 공간안에 존재하는 사람 자체가 주인이 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공간을 처음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 그리고 공연자나 관객 등 사용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나눠지게 되는거죠. 전시 때는 자발적으로 입장료를 내고, 공연은 유료화 함으로서 공동체, 문화, 예술을 생산해 내는 수고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 문화로 바꿔나가려고 한다고요.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공간과 공연, 행위를 지지해주는 만큼 가치를 지불해 준다면 공간이 유지되면서 문화가 생성된다는 취지입니다.

 

 

 

 

무더위인 8월 한달은 잠시 휴식을 갖고 그동안 구석으로부터 공간에서는 '대전 기네스'에도 오른 허윤기 목사의 ‘대전 문화의 힘 사진전’과 ‘맥베스’, ‘베라동산-정동동산’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열렸습니다.


서은덕씨의 문화에 대한 바람을 들어보았습니다

 

“우리같은 구석에 있는 존재도 문화였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었거든요.  사실 산호여인숙 문화도 구석문화인데 알려지는 과정에서 어긋남들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대중, 주류 그런 문화가 있고 저희 같은 공간과 공동체가 많이 포진되어 있을 때 문화가 다양하다 느낌을 받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구석으로부터라는 이름에서 얘기하듯이 진짜 저희가 하고자하는 것은 이런 문화들이 다양한 데죠. 소수도, 다수도 만족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대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사실 같이 향유하고 싶은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지점이 되게 강한데 그래서 이 공간이 어쩜 딱 좋아요.“

 




'구석으로부터'는 이름 그대로 구석에 있어 들어가는 길목을 잘 찾는게 관건인데요. 실제로 어떤 분은 20여분을 헤맨 끝에 찾아 오셨다고도 합니다. 산호여인숙 경우에는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구석으로부터는 구석이라는 이름 때문에 아무도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송부영 대표는 “관심을 가지고 천천히 돌아보면 찾을 수 있고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천천히 돌아봄으로서 주위를 보면 생각보다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중앙동의 공동체들 


대흥동에 비해서 정동, 중동을 비롯한 중앙동의 경우에는 공동체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었는데요. 대전역과 중앙시장 건너편에 위치하고 한약 거리와 인쇄 거리 등 특화 거리가 있지만 공동체들의 공간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구석으로부터 탄생부터 도움을 준 원도심레츠도 대흥동에서 바로 옆 건물인 우승사 2층에 카페 공간을 만들어 이사를 했는데요. 음료뿐만 아니라 쉼과 배움이 있는 공간으로 한밭레츠 회원의 경우엔 지역화폐 두루를 이용할 수도 있고 비회원의 경우에는 현금으로도 이용가능합니다.


 



저도 구석으로부터에서의 만남 후에는 새단장을 한 원도심레츠에서 시원한 딸기스무디를 마시면서 옥강 대표와 서로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지난 9월 3일 근처에 있는 옛 중동주민센터 건물에 청춘다락이 입주를 하고 27일 개소식이 있었는데요. 청년들의 공간과 사회적자본지원센터가 함께 이전을 해서 청년과 마을활동가들의 발걸음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은덕씨의 바램처럼 중앙동에도 공동체 등 여러 문화 공간들이 생겨나면서 다양한 문화를 즐기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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